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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경향포럼]존 로머 예일대 교수 “노조 붕괴된 미국…상위 0.001%가 ‘부’ 독점”
이름   경향포럼    |    작성일   2018-06-19 15:52:02    |    조회수   332

ㆍ기회 균등과 분배 정의

 


 

미국 상위 0.001%의 가구소득은 1984년 평균소득보다 634배 많았지만 2014년에는 1937배까지 늘어났다. 반면 하위 50%의 실질소득은 그동안 1%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연간 1%가 아니다. 1980년부터 2014년까지 34년에 걸쳐 단 1% 올랐다는 뜻이다.  


기회균등과 사회정책 연구의 대가로 알려진 존 로머 예일대 정치경제학 교수는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회 경향포럼 ‘더 나은 미래, 불평등을 넘어’ 강연에서 “이는 소득 하위 90%의 소득이 상위 10%에게 이전됐음을 의미한다”면서 “자기 이익을 대변해 줄 정치인을 스스로 뽑을 수 있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게 놀랍지 않은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미국 노동조합의 붕괴를 꼽는다. 로머 교수는 “레이건 정부 시절부터 자본가 계급이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노조 가입자를 해고하는 등 맹공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그 결과 1954년 35%에 달했던 미국의 노조 가입률은 2017년 현재 10%까지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산업구조가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과 유사한 산업구조 변화를 겪은 캐나다의 경우 노조 가입률이 같은 기간 38%에서 31%로 소폭 하락했다. 로머 교수는 “이는 미국과 달리 캐나다의 자본가 계급은 노조를 와해시킬 목적으로 의도적인 공격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미국의 서민층은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해 줄 정치인이 아니라 반노동적이고 부자감세 정책을 펴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뽑은 것일까. 로머 교수는 “미국의 저학력, 저소득 노동자들이 그들의 민생을 개선해주지 못하는 민주당에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1%의 최상위 계층과 보수 정치인들은 이 틈을 노려 백인 저소득층의 분노를 불평등이 아닌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배타적인 인종주의적 메시지를 전파하는 데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다.

 

로머 교수는 “민주당은 연방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친노조적인 법을 통과시키고, 노동시간을 단축해 저학력·저소득층을 자신들의 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연간 노동시간이 1780시간으로 독일의 1360시간보다 훨씬 길지만, 독일이 (미국보다) 더 잘산다”면서 “한국은 미국보다 노동시간이 더 긴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미국의 사례를 교훈으로 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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