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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경향포럼]세계 석학들 ‘동북아 평화의 길’ 모색한다
이름   경향포럼    |    작성일   2019-05-21 09:48:10    |    조회수   328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는 장구한 세월 남북한과 중국, 일본, 러시아는 물론 미국까지 얽혀 크고 작은 충돌의 장이었다. 현재 한·미·일, 북·중으로 구분 짓는 역학 구도의 ‘원형’은 구한말 국제관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더 멀리는 삼국시대 한반도 통일전쟁을 둘러싼 중국 수·당과의 충돌, 16세기 후반 임진왜란에서 기인한다고 역사가들은 해석한다. 그리고 69년 전 한반도에서 다시 부딪힌 한국전쟁이 지금의 동북아 국제정치 질서를 고착화했다. 남북, 북·미, 미·중, 중·일 갈등의 뿌리에는 이런 아픈 경험들이 박혀 있다.


대화를 통해 북한 비핵화와 개혁·개방을 이뤄내면서 동북아에 얽힌 역사의 실타래를 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남북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은 이런 맥락 속에 있다. 올해 ‘경향포럼’이 ‘동북아 협력의 새 시대 - 한반도 2.0, 상생의 길을 찾다’를 주제로 잡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해 싱가포르에 이어 올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은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 안보질서와 경제체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사안으로 평가된다.


비록 하노이 회담은 합의점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현재진행형이다.


대북 포용방안 - 놀런드 부소장
북 개방 가속화 - 진징이 교수
교류협력 정책 - 김연철 장관
참가자들 간 ‘열띤 토론’도

 


[경향포럼]세계 석학들 ‘동북아 평화의 길’ 모색한다

 

 

 



기조강연은 국제정치 분야 권위지 ‘포린 어페어스’를 발간하는 미국 대외정책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 리처드 하스 회장이 맡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멘토’로 알려진 하스 회장은 조지 H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특보 및 국가안보회의(NSC) 중동 및 남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을, 콜린 파월 국무장관 밑에서는 정책기획실장을 지낸 외교관 출신이다. 외교정책과 국제관계에 관한 책 10여권을 저술, 편집한 그는 2017년 국내에도 출간된 <혼돈의 세계> 저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고대 그리스 전통의 강자 스파르타와 신흥세력 아테네는 전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른바 ‘투키디데스의 덫’에 미국과 중국도 끝내 빠지고 말 것인가. 한반도 문제에 직간접 영향을 미칠 G2의 역할과 동북아의 새로운 국제질서에 대한 하스 회장의 통찰이 주목된다. 하스 회장은 북한 비핵화 과정에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라는 식의 접근법은 비현실적이라고 잘라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듯한 대북정책에도 비판적이다. 그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세부적인 이행 방법을 찾되, 전쟁이 아닌 외교적 포용책이 현실적 해법이라고 강조한다.


하노이 회담 이후 교착상태에서 북한 비핵화와 대북 제재 해제 방안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결단이 중요해졌다. 세션1에서는 미국 내 북한 경제 전문가 마커스 놀런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부소장이 대북 제재와 ‘전략적 인내’, 포용정책의 효과를 따져본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을 지낸 놀런드 부소장은 기본적으로 교류 증가가 북한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끈다고 본다.


다만 그는 “북한의 바람직한 변화를 위해서는 포용정책이 요구되며, 협상 당사국들이 머리를 맞대고 먼저 충실한 기획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심사숙고 없이 순진한 포용정책은 오히려 대량살상무기 개발 등을 가능케 해 혼란스러운 상황을 반복할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어 재중 동포로 북한 문제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진징이 베이징대 교수가 북한 비핵화 과정에 미·중의 역할과 북한의 선택에 대해 강연한다. 대표적 북한통인 진 교수는 “이미 시장이 북한 경제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핵·경제 병진노선을 경제발전노선으로 전환한 것은 사실상 개혁·개방의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은 미국이 한반도 평화체제로의 전환에 나설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그는 “일각에서 중·북·러 북방삼각으로 미국과의 대결을 운운하지만, 중국은 소련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미국이 북한 비핵화 자체보다는 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는 데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도 비판한다.


대북정책을 이끄는 신임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특별강연에 나선다. 대표적 북한 전문가로 통일연구원장을 거친 김 장관은 인도적 지원을 비롯한 대북 교류협력 등에 대한 정책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한 민족화해범국민협력회의(민화협) 대표상임의장과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은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 방법을 놓고 하스 회장과 대담을 나눈다. 북·미를 잇는 ‘중개자’이자, 한반도 문제 ‘당사자’ 사이에서 한국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지, 각각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멘토로서 정 이사장과 하스 회장 간 열띤 논쟁이 예상된다.


세션2에서는 북한 비핵화나 개혁·개방 시 동북아 경제협력의 밑그림을 그려본다. 1970~1980년대 평양에서 근무한 러시아의 대표적 북한 정보통인 게오르기 톨로라야 과학아카데미 경제연구소 아시아전략센터장은 남·북·러 철도, 가스 등 자원협력을 말한다. 최근 북·러 정상회담 이후 6자회담의 필요성과 러시아의 극동 전략도 들어보는 자리가 될 것이다.


동아시아 정치·안보 전문가인 소에야 요시히데 일본 게이오대 교수는 북·일 교섭과 경제협력 가능성 등을 전망한다. 2002년 9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조·일 평양선언’에서 보듯 납치자 송환과 국교 정상화 논의에 다시 불을 지피기 위한 조건들을 짚어본다. 한국의 산업화 경험에 비춰 개혁·개방 시 북한의 경제발전에 종잣돈으로서 ‘대일청구권 자금’은 극히 중요해 보인다.


국내 대표적 북한 경제 전문가 양문수 북한대학원대 부총장은 김정은체제 이후 장마당 확대와 경제특구 증가 같은 변화와 경제개발 방향을 전망한다.


베트남의 대표적 공산주의 이론가인 팜반득 사회과학원 부원장은 ‘도이머이’ 경험이 북한 개혁·개방에 주는 시사점을 주제로 특강을 맡았다. 향후 북한 개혁·개방 경로가 중국 모델이냐, 베트남 모델이냐는 관심이 적잖은 상황이다.


세션3에선 MBC <100분토론> 사회자인 국제정치 전문가 김지윤 박사의 진행으로 놀런드 부소장, 진 교수, 톨로라야 센터장, 양 부총장이 동북아 상생과 번영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토론의 장을 펼친다.


전문가들은 구조적 저성장 속에 저출산·고령화로 한계상황으로 치닫는 한국 사회의 틀을 새로 짜는 데도 한반도 문제의 매듭짓기가 중요하다고 평가한다. 과도한 국방비 지출을 교육과 복지로 돌려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경향포럼추진위원회 측은 “이번 포럼은 불필요한 동북아 갈등을 딛고 평화, 공영의 새 시대를 향한 조건들과 가능성을 짚어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5192221005&code=910303csidx706d291aab16ada88298848de91b0f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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